ㅅ과 이케아에 가서 광명을 찾으려고 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또 버스를 탔다. 이케아는 이제까지 본 어떤 자본주의보다도 세련되게 포장된 곳이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미트볼과 연어 요리 같은 걸 파는 식당에서도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미리 마련된 시스템이 사람들이 다른 동선을 선택할 여지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모두가 대개 일정하고 선형적인 경로를 따라 움직였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식당에서의 기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요리가 생각보다 싸길래 둘이서 이것 저것 담았더니 금액이 엄청 많이 찍혀 나왔다. 우리는 미트볼을 우적우적 씹으면서 자신들의 우둔함을 탓해야 했다. 나는 한국인의 근성을 보여주겠다며 커피를 세 잔 받아 마시고(리필은 무료) 몇 시간 뒤부터 맹렬하게 화장실에 들렀다. 사람이 많은 푸드코트 유형의 식당 치고 맛이 딱히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맛있는 편이었는데 약간 우주 정거장에서 먹는 음식 같은 뭐랄까 표현하기 힘든 묘함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웃겼다.